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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들에 대해서

UNCLE JOY 2020. 8. 27. 15:40

들어와보니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그만큼 관심 있으신 분들이 많으신가봐요.
그런데 여러 회원님의 말씀들 중 농아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많이 가지신것 같아요.

대부분이 틀린 말이 아니긴 하지만 그 속사정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농아인들은 그들의 표현 수단인 수화가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수화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 가지 수화가 여러가지 표현을 다하기도 하고 어떤 단어들은 수화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니 얼마나 답답할까요? 대부분 농아인들이 대화하는걸 지켜보면 흥분한 사람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겠죠??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농아인들 뿐만 아니라 모든 청각장애인들은 대화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들이 많을 꺼예요. 전달하고 싶은 이야길 전하기가 힘들고 상대방의 말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드니까요. 그러다 보니 쉽게 화를 내고 그러는 부분도 있긴 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분들이 보기엔 상종 못 할 사람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농아인분이 화를 내거나 그런 예는 아닌데...
제가 아내와 무슨 일이 있었는데 아들이 자기는 따로 혼자 지하철 타고 집에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초4 인데 좀 걱정이 안될 수 없죠. 그래서 어느 농아인분에게 집이 근처니까 같이 내리는 지하철역까지만 데려다주면 좋겠다고 했고 몇번이나 확인했어요. 아들도 잘 데려다 줬고...
그런데 그 날 밤 11시에 연락이 온겁니다. 자기가 우리 아들을 집까지 데려다 줬어야 하는데 역까지만 데려다 줘서 우리 아들이 아직 집에 안 들어왔다고 죄송하다고....
깜짝 놀랬어요.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아들은 지금 방에서 자고 있는데... 아들이 집에 도착했을 때 잘 들어왔다고 문자까지 보냈는데.....
이유는 바로... 잘 들어왔다는 문자를 오해한거예요. 저희가 수화를 못하니까 문자를 보냈는데... 글자만 제대로 알아도 되는데 그게 안되어서 아무일도 아닌게 오해가 되버리는게 농아인들의 현실입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싶어요. 이런 커뮤니케이션의 오해들이 일상 다반사로 일어난다면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바뀔까 한번 생각해 보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농아인들은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창구가 제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만의 단합을 보여주는 농문화가 강한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통로나 리더를 절대적으로 신뢰 내지는 충성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아니면 자신의 어려움이 있을때 도움을 청할 곳 혹은 일반인들과의 대화 창구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변화도 싫어하는 편인 것 같고요. 어떤 회원 분이 말한 것 처럼 때로는 황당한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에는 수화라는 제한된 표현 수단때문에 그런 부분도 있긴 하고요.

 


우리는 이런 부분을 탓하기 보다 이해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바로 나의 모습이기 때문이예요.
저 역시 어릴 때 내 마음이 잘 전달 안되고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으니까 대화에 잘 낄 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마음에 속상함이 많이 쌓이기도 했고 때로는 그걸 화로 표출하기도 했어요.
농아인들의 이런 폐쇄적(?) 결속력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반인들도 그런 경향이 많습니다. 정치인들의 모습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요. 그런데 일반인과 농아인들의 다른 점은 위에서 언급햇다시피 농아인들은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 입니다. 그들에게 문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기보다 커뮤니케이션 창구, 소속감 과 같은 자신에게 이익이나 필요한 방향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틀린건지 맞는건지는 상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역시 지금보다 잘 안들릴 때... 다른 사람의 말을 내게 전달해주는 사람을 더 가까이 하고 자주 만나고 신뢰하고, 밥 사주고,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르면 편들어주고 (틀렸을 땐 다른 사람에게 무안 당하지 않게 조용히 뒤에서 찔러주고...) 그랬었어요. 때론 제가 이용 당한다는 것도 알면서도 그냥 당해주기도 했었던 적도 있고요..

 

 

이 모든 일들이 청각장애로 인해 생겨난 의사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 참 안타까운 일들 입니다.

농아인들은 구화인이나 와우인을 싫어하는 경향도 있답니다. 질투심 같은것이 좀 있다고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농아인이든 구화인이든 와우인이든 알아야 할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와우인, 구화인들은 우리보다 더 한 농아인들의 의사소통 창구가 되어줄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는 동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우리들 일테니까요.

농아인들도 이런 사실을 알아주시고 함께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세상이 만만한 건 아니지만... ^^;)

 

댓글에 농아인과 관련해서 많은 이런 저런 글들이 있어서...

그저 제 나름대로 주관적인 생각을 적어 보았습니다.

 

회원님들 항상 평안하시고 기쁨 넘치시고 화이팅 하세요!!! 화이팅!!!